귀신이 온다. (영화 제목 번역 이야기.) 
횡설수설 수다

2006/08/17 19:14

http://blog.naver.com/kizu80/100027544454

본 글의 내용은 중국어 전공자가 아니면 하기 힘들수도 있음.
글을 읽고 본인에게 물어본다고 해도 친절하게 설명해주거나 하지 않음.
 
내용중에 스포일러 있음. 주의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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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교수님이 번역에 관련한 이야기를 하실적에 한국 번역사에 두고두고 남을 가장 큰 오욕으로 [귀주 이야기 (秋菊打官司: The Story Of Qiu Ju, 1992)] 라는 영화의 제목 번역을 성토하셨었다.


제목부터가 오역이란다.

교수님 말로는 제목에 나온 귀주라는 이름은 지명으로 영화배경이 되는 장소와는 전혀 다른 지역에 위치한다고 하셨다.

(본인은 이 영화를 본 일도 없고 중국 귀주에 여행을 가본 적도 없으니 알 길이 없다.)


중국어 제목을 직역하면 [추국(秋菊:사람이름)이 관리(官司)를 때렸다] 정도로 번역된다.

그러나 당시 80년대를 막 벗어난 한국인 시점에서 관리(공무원)을 때렸다는 제목을 쓸 수 없는 법.


결국 번역가는 고민을 하다가 타협안으로 영어제목을 보고 제목을 번역을 했다고 한다.


감이 오는가 ?


당당하게 영어로 표시된 Qiu Ju(추국/秋菊)라는 이름을 귀주라는 엉뚱한 지명으로 둔갑시킨 사연이.

(중국어 한어병음이 한국어 로마자 표기와 발음이 같을리가 없지 않은가.)


교수님은 이것이 대표적인 오역사건이라고 해서 언급하셨다고 했었다.


뭐 강의는 그럭저럭 재미있었다만 대학교 졸업한지 3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수업내용은 기억에 없고 위와 같이 삼천포로 빠졌던 이야기만 남아있으니 수업료가 아까운 것이련가....



본론으로 들어가자.


여기부터는 위에 [귀신이 온다 (鬼子來了: Devils On The Doorstep, 2000)]라는 영화의 포스터를 집어넣은 이유를 적어보려고 한다.


[귀신이 온다]라는영화 제목은 제목은 [귀주이야기]와는 너무나도 다르게 번역자께서 완전하게 직역을 해버리셨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움이 남았었다.

(그래서 한국사람은 영화의 제목만 봐서는 그 뒤에 숨겨진 다른 의미를 전혀 모르게 되었다고 본인은 확신한다.)


영화를 아무리 봐도 '귀신'은 코뻬기도 안나오는데 왜 제목에는 '귀신'이라는 단어가 들어갔을까 하는 의문 안남았나?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은 아래에 있다.

제목을 풀어볼테니 꼼꼼하게 잘 읽어보고 유추해보시라.


당연하게 제목에 나온 '鬼子'라는 단어는 '귀신'으로 번역된다.

음. 어려울 것 없다.


그러나 앞에 일본이라는 한자를 붙여서 '日本鬼子'라 한다면 한국사람이 일본사람을 비하하는 뜻으로 쓰는 '쪽발이'와 의미가 비슷해진다.


즉 제목에 들어간 '鬼子(귀신)'는 '日本鬼子'의 축약형으로 일본놈을 지칭하는 욕이다.

예)
"那個鬼子樣"
'저 귀신 꼬라지를 봐라' 쯤으로 해석 할 수도 있지만, 비틀어서 직역하면 '저 쪽바리 같은 쉐끼'가 된다.

조금 완화해서 비슷한 의미의 한국어로 의역한다면 '그 짐승만도 못한놈' 쯤 되겠다.


제목 뒤에 온 '來了'라는 말은 상황이나 의미에 따라서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번역자는 오다(來)+ 완료형(了)이 합쳐져 '온다'라고 번역해놨다.


틀린 번역은 아니다.

하지만 '來了'는 상황에 따라서 '왔다' 혹은 '도착했다'라고 번역해도 틀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까 '귀신이 온다'라는 제목을 의역하면 '일본놈이 쳐들어왔다.'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눈치 챘는가?


제목은 일본군이 중국에 처들어와 점령했다는 영화내용을 함축적으로 담고있는 것이다.

단지 한국어판 제목은 직역이라 의미가 제대로 전달이 안되었을 뿐이다.


조금 옆길로 새는 이야기지만 본인은 영화 끝 부분에 카메오 출연한 국민당원을 보는 순간 조금 웃었다.

 

일본에 의해 유린당하고 겨우 해방되는데 억울함은 풀길이 없고 믿었던 국민당이 일본과 우호를 약속하고 복수를 다짐한 주인공을 참수 시키지 않았나.

 

왜 웃었냐고 물어본대도 뭐라고 설명할 길이 없다.

(90년대 채널V를 안다면 당신도 같이 웃었을 것이라고 확신함.)

 

다만 비슷한 경우를 예로 든다면 YMCA야구단 끝 부분에서 '암행어사 출두야'를 외쳤을때 약간 웃은 한국사람들과 같은 경우였다고나 할까...

 

'암행어사 출두야'라고 외쳤을때 왜 웃엇냐고 물어보면 그냥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이 전에 코미디나 드라마에서 암행어사 장면을 많이 써먹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장면이 꽤나 슬픈 장면이다.

백성을 지켜줄 나라의 힘(공권력)이 없어졌는데 백성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나라에 기대려고 했고 그 때서야 겨우 시대가 바뀌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아닌가.


모르면 모르는 대로 즐기면 될것 아닌가 라고 말해도 모르면 모르는 대로 즐길 수 없는게 현실이다.

위 내용도 그냥 이런 뜻도 있구나 하는 정도에서 이해해 주기 바란다.



덧>

지극히 개인적으로 쓴 이야기이니 근거나 자료를 요구한다면 당당하게 말 할 수있다.

"그런거 없다. 그냥 알고있는 속어에 근거고 자료고 있을거 같냐."

근처의 중국인을 귀찮게해도 귀신이 온다라는 제목의 속뜻은 안 알려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확신하는 이유는 뭐 따로 있는게 아니니 그러려니하고 넘어가자.

그나마 친절한 중국인은 "일본군을 귀신이라고 적어 놓은 것 같다." 쯤으로 알려줄 것이다.

언문 일치가 안되어서 백화운동까지 한 사람들이다. 따져봐야 머리만 아프다.

(그 이름도 찬란한 백화운동이 절반의 성공이라고 하는 소리도 있었다.)

 

덧2>

귀신이 온다 와 비슷한 느낌의 한국영화는 지구를 지켜라 이다.

공통점 이라면 둘 다 코미디인 것 처럼 마케팅 했다가 극장에서 망했다는 것.

이야기를 풀어나가다가 끝 부분에서 터트린다고 해야할까? 두 영화 다 뒷 부분이 상당히 강렬하다.

 

덧3>

보통으로 '鬼子(귀신)'에는 '日本鬼子(비속어 '쪽바리'와 사용처가 유사함)'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에서 흔히들 '양키'혹은 '흰둥이'라고 사용하는 단어와 유사한 의미로 중국사람들이 '鬼子(귀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가 있다.

그럴경우는 ''이라는 글자를 붙여서 '洋鬼子(비속어 '양키놈'과 사용처가 유사함.)'라고 한다.

중국사람들도 나름대로 말을 구분은 해서 쓰고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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